수출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때,
FTA에 관련된 업무를 컨설팅해주는 젊은 여자 관세사가 있었다.
관세사 자격증을 타고
젊은 나이에 수출 관련 중소기업에 FTA에 관련하여 알려주는데
출퇴근 시간이 프리하고
업무가 그렇게 어려워보이지도 않고
맨날 사건사고 터지는 수출입을 하다가
그 젊은 여자 관세사를 보니 어찌나 부럽던지.
그래서 나도 관세사 자격증을 한번 따보자 라고
호기롭게 시작을 했는데
올해는 3점이면 될 것 같아라는 그런 희망고문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2~3개월 공부하는 척 하다가
관세사 시험 1차에서 떨어지고
맨날 지지고 볶고 하다가 혼자가 되니
심심하고 무료하다는 명의하에
연애를 시작함과 동시에 나의 고시공부는 그렇게 나가리로 되었지.
지금도 다시 생각해 보면
관세사 시험은 8대 국가 전문직 자격증 중에서 제일 쉽다.
외우면 된다.
그러나 나는 보기 좋게 고난의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지금 이렇게 알음알음 일자리 찾아 헤매면서 살아간다.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나는 수출입에 관련된 그 회사에서 존버하고
2~3년이 지났는가
갑자기 FTA를 컨설팅해 주던 그녀한테서 단체문자가 왔다.
내용은 대충 혹시라도 나의 문자가 민폐가 된다면
중소기업 중에서 혹시나 FTA 교육과 관련된 회사가 있는지
혹은 소개해줄 만한 업체가 있는지 문의하는 그런 문자였다.
나는 처음에 프리해 보이는 그 젊은 여자관세사의 삶이 좋아 보였는데
우리 회사 대표님이 짱이야 하면서
SNS에 올렸던 그 젊은 여자관세사는
어느덧 영업을 해야 되었다.
그만큼 연차도 쌓이고 실력도 되고 하니
회사에서 "쪼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한다.
관세사 시험을 포기하고
수출입에 관련된 일이라고 하면 그런 나만의
저렴한 가격의 나라에서 소량으로 사입해서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모모 세무서에서 전화가 왔다.
온라인 상호의 "대표"가 맞냐고 하는데
내가 세금과 관련된 정도의 이슈가 있을 정도의 매출이 없는데
괜히 쫄았는데
혹시 다른 곳에 기장을 맡기고 있다고 하면
전화한 곳의 세무서와 기장비용 비교하면 어떻냐고 하는 그런 얘기인데
저는 아직 간이인데요 하는 말에
서로 뻘쭘하게 통화를 마무리했다.
관세사도
세무사도
세상의 모든 직종은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끄적여 본다.
만약 나한테 꿈이 있다면
나한테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가 고1이 시작될 때
다시 한번 관세사시험에 도전하고 싶다.
왜냐 연애하느라 정신 나간 그 세월에 내가 최선을 다 하지 않았고
지금은 한치 코앞을 모르는 내일을 사느라
얼마 안 되지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그 돈을 벌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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