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범띠해, 나는 범띠생이라서 그런가 작년 말부터 슬슬 저조기에 들어선다.
첫째는 작년에 실업을 당했다.
둘째는 올해 5년 만난 남자 친구랑 헤어졌다.
셋째는 몸이 자꾸 아프면서 집에서 누워있게 된다.
더 이상 나빠질 부분이 있는가?
일이 술술 잘 풀릴 때면 한두번의 면접에도 취직이 되었는데 말이다.
80~90%은 확정이라고 굳게 믿었던 면접이 떨어지고
이번 취직은 내가 골라서 갈꺼야 하는 교만한 태도로 두 번째 면접을 보고
비누공장에 가서 노가다를 하고 나니 나의 그 높던 코 대가 쑥 들어갔다.
일하러 오라는 콜만 오면 당장 달려갈 것이라고 맹세를 했건만 나의 건방지고 관심 없어 보이던 태도가 면접관한테 보였는지 무소식이다.
그리고 월요일에 면접을 오라고 한 전화에 전화를 하신 너님의 목소리가 맘에 안들어 개인적이 사정으로 안 간다고 배짱 치기를 했고
3주간의 박물관 아르바이트는 근무하기 하루전에 코로나에 걸려서 집에 일주일간 방콕을 해야 했으니.
이 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을 것인가 말이다!
갑자기 문자가 왔다.
전전직장에서 국내에서 제품을 소싱한 곳으로 해외영업을 담당하는데 매출에 대한 압박이 큰지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벌써 담당자가 무려 4~5명은 된 듯하다.
내가 퇴사를 한지 언제인지 아직도 나한테 제품 설명과 제안서와 견적을 보낸다.
난감하다, 저는 퇴사를 한지 꽤 오래 되는데요.
더 난감한건 해외에서 sf 택배로 샘플을 보내왔는데 무려 첫 직장의 샘플이다.
나보고 후임자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냐고 하는데 저는 인수인계도 한 적이 없는데 연락처라뇨.
그런데 갑자기 그것도 일요일 저녁 8시에 문자가 온다.
아주 쉬운 부탁이 있다고.
일요일 저녁 8시의 문자라, 나는 이미 퇴사한 사람인데 나한테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부탁은 무엇일까?
궁금하여 말씀하라고 하니, 자신은 지금 너튜브를 하고 있는데 구독을 눌러달라고 한다.
역시 직장인들은 직장만으로 살 순 없겠다.
내가 말씀하라고 하는데 오전까지 아무 소식이 없더니 반차를 내서 오후부터 근무를 하며
원래 구독자가 400명이었은데 오늘 427명이 되었고 내가 클릭을 해줘서 428명이 되었다.
너튜브는 영어로 한국을 소개하고 있었고 나름 깔끔하고 좋긴 했다.
구독을 해줬더니 도와드릴 부분이 있으면 뭐든지 해주겠다, 저녁도 사주겠다.
이 분은 이렇게 영업을 하시는가보다, 그러더니 꿈도 야무지게 실버 버튼 가즈앗! 한다.
나름 신선한 사람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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