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가 끝나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면접을 나름 잘 본 것 같고 8~90%의 확신이 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안타깝지만 함께 할 수 없다는 대답이다. 다른 한 곳은 면접관이 엄청 나한테 기회를 주긴 했는데 내가 심드렁했고 당연히 아쉽지만 소식이 없다.
동네 알바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요구르트, 방문교사, 서빙 등 다양한 알바 제안이 들어온다. 그중에서 단순노무가 있었는데 당일 지급이다. 이력서를 문어발 식으로 여러 곳에 뿌렸는데 감감무소식인지라 집에서 놀면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일단 나가본다.
일하는 곳은 환경이 열악했다.
일은 정말 생초짜도 가능했다.
나는 손이 빠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근심걱정했는데 다른 사람의 속도를 맞추다 보니 같이 빨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같이 일하는 정직원과 처음 투입되는 새로운 아르바이트까지 서로 친절하고 상냥하며 예의있게 대하나 정말 1초도 쉬지 않고 일 시킨다.
딱 봐도 과장, 차장급의 어르신들이 계시지 않고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몇명의 직원이 각을 잡고 일을 하는데 나는 정말 궁금해졌다.
이 직원들은 페이에 만족할까? 아니면 복지가 좋을까?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이렇게 회사를 자기 집 일처럼 할 수 있게 교육을 시켰는지 너무 궁금하다.
내가 사장이라면 정말 반드시 배워야 할 곳이다.
휴식시간은 칼 같으나 짧디짧은 10분의 휴식시간마저 앞당겨서 9분 정도 즈음부터 일할 준비를 한다.
첫날, 오전-오! 세상에 신기해라, 이런 꿀같은 알바도 있군.
첫날, 오후-아! 예전엔 사무실에 앉아 있던 내가 가끔 머리가 아파서 현장지원 나간다고 하던 일을 지금 돈을 벌겠다고 이러고 있네?! 그나저나 이 디자인은 누가 했을까? 나름 심플하고 괜찮은데?!
둘째 날, 오전-이력서를 확인했는데 왜 면접오라고 하는 곳이 없는 걸까?
둘째 날, 오후-내가 해야 할 일들. 두번째 면접 본 곳에서 오라고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난 출근할 거야! 그러나 소식이 없다!
셋째 날, 오전-아~지루하다!
셋째 날, 오후-박스가 너무 무겁지 않으니 좀 날랐다!
그랬더니 넷째 날 아침에 기상을 하는데 온 몸이 다 아프다.
아, 오늘은 정말 일하기 싫네, 조퇴할까 말까?
그렇게 겨우겨우 참으면서 4일간 현장에서 단순노무를 해 보았다.
회사에서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김가네 김밥집으로 가본다.
1994년 대학로에서 시작된 김가네는 조그만 김밥 집에 30미터 이상 줄이 늘어선 기적을 경험했고 2억개 이상의 김밥을 만들었으며 20년의 시간은 역사가 되었고 김가네는 김밥의 명가가 되었다고 한다.
매장 분위기는 흔한 김밥집 모습이다.
가격을 한번 둘러보면 다음과 같다.
김가네김밥 3,500원
참치마요김밥4,800원
소고기 김밥 4,800원
멸치 김밥 4,800원
체다치즈김밥 4,300원
스팸 김밥 4,800원
불오뎅김밥 4,500원
멸치견과류김밥 4,800원
김밥이 이렇게 비싼 줄을 나도 지금 타자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분식류도 한번 체크해보면
유부우동 6,000원
야채튀김우동 7,000원
왕새우튀김우동 7,500원
볶음우동 7,500원
라면 4,000원
라볶이 6,000원
쫄면 6,500원
다행히 김밥처럼 후덜덜한 가격은 아니다.
김가네 김밥에서 베스트라고 하는 이름이 어려웠던 새우튀김이 놓인 볶음밥!
김치 나베 덮밥, 김치와 팽이버섯 그리고 돈가스와 밥의 조합인데 너무 매워서 아쉬웠다.
4일 동안 제일 맛있었던 치킨마요 비빔밥.
마요네즈와 간장소스가 합쳐지고 쓱싹쓱싹 비비면 부드럽고 달달하고 쫍쪼리 해서 목에 넘길 때 부드러워서 먹다 보면 한 그릇 뚝딱하기 좋으니 정신차리고 먹어야 한다. 먹다보면 내가 이렇게나 많이 먹었다고 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시킨 라볶이와 야채튀김을 보고 나도 다음날에 먹어야지 벼르고 벼르고 기다려서 시킨 메뉴.
다만 라면 소스를 너무 많이 넣어서 조미료 맛밖에 느껴지지 않아서 라면은 거의 다 버렸다.
야채튀김만 야금야금 먹은 기분.
4일 동안 힘든 단순 노무, 노가다를 하고 다시는 여길 오지 말아야지라고 결심을 했건만 그게 나의 뜻대로 될지 나도 모르겠다. 취직이 되기 전까진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서라도 꾸역꾸역 다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퇴사 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택근무 계약서-모두싸인 활용법 (0) | 2022.05.03 |
---|---|
살짝 지긋지긋해지는 백수생활과 인연이 되지 않은 취업 기회들 (0) | 2022.05.02 |
마지막 6차 실업급여, 기존과 다른 점 (0) | 2022.04.09 |
실업급여 6차와 및 수급만료 그리고 국민취업지원제도! (0) | 2022.04.07 |
코시국의 단체 면접 보고 나서... (0) | 2022.03.31 |
댓글